올해 초, IT를 가장 뜨겁게 달구었던 뉴스는 맥 앱스토어의 개장이었다. CES마저도 삼켜버릴듯한 기세로 맥 앱스토어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1000여개의 맥용 어플을 갖고 개장하였고 1주일만에 100만개의 앱을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발표하고 2주정도 지났고 그동안 사용해보고 느낀 점을 살펴본다.



1. 편리하다.
맥 앱스토어는 정말 편리하다. 계정 로그인만 하면 간단히 어플을 구매할수 있다. 구매는 물론이고 업그레이드도 간편하다. iOS용 앱스토어의 직관적이고 편리한 구입 및 관리를 맥으로 잘 적용시켰다. 편리하다는게 장점만은 아닌것 같기도 하다. 정신차려보니 순식간에 10여개의 앱을 구매하고 말았다.

2. 정품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
맥 유저는 윈도 유저에 비해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비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맥용 불법 소프트웨어를 구하기가 윈도에 비해 어렵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어쨋든 일반적으로 맥용 소프트웨어는 라이센스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 유저의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율은 높다. 그런데 편리한 맥 앱스토어가 개장되면서 더 편리하게 맥용 소프트웨어를 구입할수 있게 되었다. 결국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율이 더 올라갈것이고, 이는 시장의 성장을 가져올 것이다. 게다가 애플은 이미 음원 시장에서 그러한 성공을 보여주었다.

3. 미려하다.
역시 맥답고 애플답다. 편리함에 더해서 미려하기까지 하다. 앱을 설치하면 앱스토어의 아이콘이 자연스럽게 독으로 날아가면서 설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아이튠에서의 iOS 앱스토어와 비슷한 화면 구성은 통일성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유저들에게 일관된 환경을 제공한다.

4. 기존 어플들과의 라이센스 호환문제
그렇다고 모두 완벽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기존 어플들과의 라이센스 호환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듯 하다. 기존에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입했던 유저들은 라이센스가 호환되지 않음으로 인해 맥 앱스토어에서 다시 구입해야 한다. 기존 유저들을 배려하고자 했던 개발사들도 애플의 지원 부족을 이유로 라이센스를 나눠서 지원하거나 기존 라이센스에 대한 지원을 줄여가고 있다. 이부분은 애플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5. 아이튠즈와의 통합은?
약간 의외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아이튠즈와 통합되지 않은 부분이다. iOS용 앱스토어가 아이튠즈와 통합되어 있는것을 생각하면 맥용 앱스토어도 아이튠즈와 통합해서 나올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제공되었다. 아이튠즈는 윈도용도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제일 좋은 설명인듯 하다. 어쨋든 아이튠즈와 분리됨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가볍고 더 편리한것 같다. 한편으론 애플답지 않게 일관성이 깨어진다는 느낌도 들었다.

6. 어플 종류의 한계
현재 맥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어플은 일반적인 어플뿐이다. 위젯이나 사용자환경설정을 통해 설정하는 어플들은 아직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애플이 지원하지 않는지 아니면 제작사가 뛰어들지 않는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맥 앱스토어의 한계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맥 앱스토어의 개선을 기대한다.

7. 앱 백화점의 모습
iOS와는 달리 맥 앱스토어에 모든 맥용 어플이 있는것은 아니다. 의외로 유명한 어플들이 많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계속 맥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어플이 늘어나고 있다. 10일 사이에 찾고자 하는 어플이 있다면 먼재 맥 앱스토어를 찾아본다. 즉 맥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어플이 더 쉽게 유저에게 사용될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제작사들이 맥 앱스토어에 들어올것이고 거의 모든 맥 어플이 맥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앱 백화점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될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유저들도 더 쉽게 필요한 어플을 찾아서 구매할수 있을것이다.

2주정도 맥 앱스토어를 사용하면서 느낀점을 정리해보았다.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컴퓨터용 어플 유통의 혁명이 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아이폰에서 사용했던 앱스토어의 컨셉을 편리하고 미려하게 적용한 애플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한편 전에 소개했던 사설 앱스토어인 Bodega와 겉모습만 바뀌었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Bodega는 문을 닫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좋은 서비스는 애플이 제공함으로써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애플이 무섭다는 생각도 조금씩 한다. 마치 넷스케이프를 죽인 MS의 모습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