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다시 올립니다. 애기 키우시는 분들, 부디 휴가 잘 버텨내시길...

원문링크: 스위칭에 항상 정답인 건 아니지.

부모님을 만나뵈러 캘리포니아에 갔을 때, 부모님께 새 iMac을 사드리는 건 어떨지 형에게 물어봤다. 내 형 Daryl은 약 반 년 전에 스위칭했고 맥을 너무나 좋아한다.
나? 내 스위칭에 얼마나 만족하며 사는지 궁금하시다면 잠시만 내 글을 읽어보시길.

이 즐거움을 부모님과 나눠야 할 것 아닌가! 2,300마일 밖에 있는 손주들과 더 자주 이야기하실 수 있게 되면 더 좋으시겠지?
내가 보기에 iMac은 정말 좋은 해결책이다. iChat이나 내장 iSight 카메라는 이보다 더 쓰기 쉬울 수는 없으니.
게다가 이제 TV 이외에 새로운 정보를 얻을 방법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통신 사업자 골라서 초고속 라인만 연결해드리면 그걸로 끝이다!

계획을 딱 세워둔 다음, 집에 돌아와 와이프에게 말했다.

나: "형이랑 생각한건데, 부모님 맥 하나 놔드려야겠어."

와이프: "안좋은 생각같아. 지난 번 컴퓨터 놔드렸을 때 일 생각 안나?"

잠깐 정지.
난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갑자기 시트콤의 상상신에서 등장하는 구름들이 몰려오니 무대가 바뀌고 때는 바야흐로 1999년.


'부모님께 컴팩 신형 컴퓨터를 사드렸다. 윈도우 98이랑 오피스 97를 깔고 나머지도 미리 다 깔아뒀다.
OS도 다 패치해두고 필요한 아이콘은 모두 데스크탑에 정리해서 더 이상 쓰기 쉬울 수 없도록 했다.
게다가 백업용 윈도우랑 오피스도 준비했고, 컴퓨터에 맞춰 엡슨 잉크젯도 프로그램까지 다 깔아놨다.'

'다 정리가 되었으니 부모님이 하실 일이라곤 그저 박스에서 꺼내 책상 위에 놓은 다음 선만 연결하시면 된다. 인터넷 연결할 필요가 없이 혼자서 충분한 컴퓨터다.
부모님은 편지를 쓰는데 필요하시다 하셨고, 게다가 아버지는 새로운 기술 배우시는 걸 좋아하신다.'

'부모냄 댁에 컴퓨터가 도착한 다음 날,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다. 설치하는 게 너무 어려워 사촌을 부르셨단다. 아버지는 어떻게 해야 하실지를 모르셨고, 이런 질문을 하신다.'

아버지: "어... 여기 TV 같은 것에 작은 그림이 잔뜩 있구나. 뭘 해야 하니?"

나: "그건 모니터라 부르구요, 그 작은 그림이 아이콘이에요. 컴퓨터에 설치한 프로그램들을 의미해요."

아버지: "어...."

나: "그럼, 글을 써보게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를 한번 열어보죠. 바탕화면의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아이콘에 대고 더블 클릭을..."

그 이후 우리는 더블 클릭을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고, 대화를 따라오시지 못하시던 아버지는 결국 포기하셨다. 나 또한 얼어버렸다.

아버지: "윈도우즈 쓰기 전에 봐야 할 책 없니?"


구름들이 사라지자 나는 와이프 앞에 서 있었다. 부모님께 맥을 사드리다니, 이젠 내가 봐도 미친 짓 같았다. 맥 사드리는 것 보다 기본적인 내용을 가르켜드리는 것이 우선이었다.

갑자기 기억났다. 우리 부모님은 1200불 짜리 그 컴팩 컴퓨터를 여전히 쓰고 계신다.
엡슨 프린터 - 단 한 장도 프린트 한 적 없는 - 는 엄마의 영수증이랑 잡지꽂이로 쓰이고 있다.

컴퓨터를 켜보면 Solitaire 바로가기가 바탕화면을 뒤덮고 있다.
우리 어머니는 종종 시작 버튼을 누른 다음 Solitaire 아이콘을 바탕화면으로 끄집어내시곤 한다.
9년이나 흐르는 동안 아이콘이 엄청 많아진 것이다. 왜냐하면 부모님이 쓰시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니까.



결국 난 1200불이나 주고 우체통이나 카드 게임이 되어버린 기계를 사 드린 것이다. 그 자리에 반짝이는 새 iMac을 놔두면, 과연 어떻게 될까?

어머니는 그냥 이대로도 좋으시다고 한다.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겠지.

============================================

번역해주시는 해든나라님께서 휴가중인데 좀 바쁘신가 봅니다..
애기 키우시는 분들에 저도 포함되는군요..
전 어제까지 휴가 다녀왔습니다..
사내애가 둘이다보니..
좀 힘에 부치더군요..^^

저역시 아버지께 1년전에 맥북을 추천해드렸다가..
지금은 약간 후회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시기엔 너무 힘들어 하시더군요..
덕분에 아이튠즈만 실행시키시는..
100만원짜리 매우 무거운 mp3p가 되어버린듯 합니다..
이번에 레퍼드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이거저거 잠시 사용해보시긴 하시던데..
요즘은 다시 mp3p가 되어버린듯 합니다..
그래도 간혹 ichat도 하시고 iphoto로 사진 관리도 하시긴 하십니다만..
거의 주된 용도는 mp3p인듯 합니다..
부모님께 유용한 킬러 어플리케이션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중입니다..^^


하드코어 PC 광의 맥 사용기는 애플포럼의 해든나라님께서 번역해주신것을 가져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