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지원금 전액 삭제라는 기사를 보면서 가슴 속에 폭탄 하나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참고로 전 반크와는 무관한 사람입니다.


원문링크: David Alison's Blog: Going back to Windows is really tough

윈도우즈에서 맥으로 옮겨간 후로 PC의 전원을 켜 본 일이 거의 없다.
거의 대부분의 업무는 맥 프로가 담당하고, 또 개발 업무는 모조리 Ruby on Rails로 처리하다 보니 VM으로 윈도우즈 부팅할 일도 이젠 거의 없다. 나머지 시간-여행이나 회의-은 맥북이 모두 담당하며 서버와 관련된 일부 업무-주로 Subversion server와 MySQL- 는 Ubuntu 머신이 처리해준다.

값비싼 기계덩어리가 집안에 굴러다니느니 차라리 팔아버리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마침 내가 속한 게임 동호회의 친구가 내 컴을 사겠다고 제안해서 어제 컴퓨터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Windows를 청소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니, 최고의 청소 방법은 그냥 '새로 포맷하고 깔아버리는' 것이다.

17년이나 윈도우즈를 쓰다 보면 뭘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훤히 보이는 법이다. 특히 정체 불명의 드라이버, 레지스트리 문제들, 항상 생기는 에러들 문제라면 말이지.
그런데 낮선 곳에 도착한 이방인같은 이 기분은 도데체 뭐란 말인가. 윈도우즈 관둔지 겨우 한달 반 밖에 안되었다고. 난 맥의 키보드 단축키가 안먹힌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처음 쓸 때 그렇게나 헷갈려했던 맥의 키보드 조합들은 어느새 내 근육 속에 단단히 새겨져 있었다.

컴퓨터에서 중요한 건 모두 옮겼는지를 살피면서 나도 모르게 커맨드-스페이스를 눌러 QuickSilver를 띄우려 한 것도 한 두번이 아니다. (윈도우즈에선 Alt-스페이스가 되더군.) 왜? 프로그램 쉽게 띄우려고. 물론 윈도우즈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한숨이 나오고, 어깨는 축 처지고, 내키지 않는 손길로 마우스를 잡는다. 이젠 클립보드로 복사하는 것도 까먹는군. (맥은 커맨드-C, 윈도우즈는 컨트롤-C)

직접 DLL을 등록하기 위해 명령 프롬프트 창을 열어야 했다. 그리고 이 창에 뭔가를 복사해 붙히려면 메뉴로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아주 간신히 기억해냈다. 맥이라면 터미널에서 커맨드-V를 바로 쓸 수 있는데, 윈도우즈에서는 그 기본적인 명령어조차 쓸 수 없다. 정말 엉망이군.

이 자그마한 것들 모두가 나에게는 좌절로 다가왔다. 윈도우즈에서 맥으로 넘어가던 그 때는 이 모든게 훨씬 쉬웠는데. 맥을 '쓰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맥북에 처음 전원을 넣은 그 순간부터 이 기계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흥분했었다. 'hello'라는 말을 본 순간 말이다. 반면, 이제 윈도우즈를 한동안 안쓸 것이라는 걸 알고있는 난 이런 사소한 것들도 생각대로 안된다는 사실 때문에 인내심이 바닥날 지경이다. 관점의 차이라는 것이겠지.

난 정말 운이 좋다. 사업가이자 회사 소유주로서 난 내가 원하는 기술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맥으로 옮겨온 그 때, 나는 새로운 사업을 막 시작하던 참이었기 때문에 호환성 같은 문제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었다. 게다가 플랫폼에 무관한 툴을 사용하고 있잖은가. 회사에서 이런 선택권을 가진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제 PC를 박스에 넣어 싸야 할 시간이다. 난 기계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편이라 특별히 어떤 기계에 더 애정이 간다거나 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윈도우즈 경험'을 함께 박스에 담아 떠나보내는 기분이 든다.

누가 알겠는가. 17년이 지나면 나도 윈도우즈를 다시 보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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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직도 윈도를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피스의 압박이 제일 심하네요..
저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다 보니 오피스가 정말 가장 큰 걸림돌이 됩니다..

다만..
맥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서로 왔다갔다 할때 많이 헛갈립니다..
윈도에서 퀵실버 띄운다고 alt-enter 누르는 경우도 많구요..
(전 퀵실버를 command-enter로 불러냅니다..)
한/영 변환은 물론이고,
컨트롤과 커맨드의 키 배열도 헛갈리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완전히 맥으로 스위칭할 수 있는 David의 환경이 부럽네요..


하드코어 PC 광의 맥 사용기는 애플포럼의 해든나라님께서 번역해주신것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 BlogIcon 공상플러스 2008.10.21 21:40

    난 맥이 비싸서 스위칭이 두렵..

    환율이 올라 맥북값이 맥북에어값으로 오르다니..

    • BlogIcon drzekil 2008.10.21 23:29 신고

      환율덕에 우리나라 맥북값이 너무 뛰었죠..ㅡㅡ
      하지만 아직 아이맥이나 아이팟은 예전가격 그대로입니다..
      세계에서 아이팟이 제일 싼 나라라는 이야기도 있지요..^^

  • BlogIcon 굿라이프 2008.10.22 02:41

    저도 맥 윈도우 같이 사용하고 있어서 많이 헷갈립니다. 특히, 커맨드-Q가 윈도우는 전혀 반응이 없더군요. 윈도우즈에서 Launchy or Executor 사용하면 퀵실버 느낌이 난답니다.

    • BlogIcon drzekil 2008.10.22 08:58 신고

      윈도는 그닥 사용 빈도가 높지 안아서..
      그냥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끔 사용할때가 많이 불편하긴 하지요..
      윈도에 프로그램이 설치되면 특히 더 많이 느려지는것 같기두 하고요..

  • BlogIcon 닭장군 2008.10.22 06:15

    어서 돈모아서 맥을 사서 써보고 싶어요. ㅎㅎ

    • BlogIcon drzekil 2008.10.22 08:59 신고

      이번에 새로 발표된 맥북/맥북프로 라인은 환율때문에 쉽게 구입하기 힘든것 같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