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Alison's Blog: A new Mac Mini rounds out the house


그 일이 결국 일어나고 말았다. 지난 주 끝날 무렵 16살 된 우리 아들이 나에게 와선 이렇게 말한 것이다. "아빠, 내 HP 노트북 부팅이 안되요."

멋지군. 방으로 가서 살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컴퓨터가 계속 부팅만 해대고 있었다. 윈도우 로고가 뜨고, 지렁이가 기어가더니, 갑자기 블루 스크린을 잠깐 보여준 다음(읽을 틈도 없을 만큼 빨랐다) 재부팅하고선 또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Safe boot로 들어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메뉴들을 다 시도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내 생각에는 하드디스크가 맛이 가면서 중요한 드라이버 파일 하나가 깨진 게 아닌가 싶다.

고쳐보려고 손을 대고는 있었지만, 그다지 내키지가 않았다. 그 노트북은 와이프 쓰다가 건내받은 장비로, 이미 그 때부터 살짝 이상했었다. 아들의 노트북은 우리 집에서 윈도우가 돌아가고 있었던 마지막 컴퓨터였다. 무한 부팅을 반복중인 그 노트북을 바라보며 내 입가에는 살며시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드디어 그 지긋지긋한 윈도우 뒷치닥거리가 끝나는구나. 적어도 우리 집에선. 내 아들에게 맥을 하나 하사하리라.

아들이 고 2라서 지금 사 주는 컴퓨터는 1년 반 뒤에 대학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그 때 쯤이면 다음 세대 맥북이 나와있을테니(적어도 마이너 업그레이드는 되겠지), 우선 살짝 돌아가기로 했다. 아들에게 입문용 맥 미니를 사 준 것이다. 아들이 원하는 수준은 기본적으로 만족할테니 말이다. 그리고 1년 반 뒤에 새로 맥북을 사주고 맥 미니는 미디어센터로 쓰면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맥용 악세사리라면 이미 집안에 차고 넘칠 지경이다.



이렇게 계획을 세운 다음, 동내 애플 스토어에 들려서 맥 미니를 구입했다. 사양은 2.0 GHz에 램 2GB, 하드 120GB이다. 집에 가져와서 옛날 PC에서 쓰던(지금은 사망했다) 22인치 삼성 와이드스크린 모니터와 맥 프로 살때 받았던 풀사이즈 애플키보드, 마이티 마우스를 물려줬다.

내 첫 번째 맥북에서 쓰던 120GB 하드가 남은 게 있어서 외장 드라이브로 쓰려고 얼마 전 USB 케이스를 구입했었다. 이제부턴 아들의 타임 머신이다. 아들에겐 로지텍 2.1채널 스피커도 있으니 음악 들을 때 필요한 건 다 갖춘 샘이다. 마지막 남아있는 퍼즐 조각은 iWork '09. 이건 family 라이센스가 있다.

맥을 건내주며 아들에게 몇 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프로그램 닫을 때 창에 있는 빨간 버튼 누르지 마라. 메뉴에서 프로그램 이름 누른 다음 종료를 클릭해. Dock과 파인더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그리고 스팟라이트 사용법도 알려줬다. 아들이 타이핑은 날아다니지만 컴퓨터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들에게 컴퓨터란 음악을 듣고 웹 서핑하고 숙제할 때 쓰는 도구일 뿐이다.

맥 미니 - 성능
아들은 처음 시작하자 마자 여러가지 일들을 한꺼번에 시작했다: GarageBand 뮤직 라이브러리 업데이트(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음악만 1GB 정도 내려받았다) 하면서 우리 집 서버에서 자기 음악들 들으면서 다운받기. 이런 '조그만' 일들에도 맥 미니는 버거워하는 듯 했다. Davey야, 인사하렴. Spinning beach ball 이란다.(역자주: Spinning beach ball - 맥 유저가 저 상황에서 화면에 뭘 보게 되시는지 생각해보면 바로 아실겁니다.  )

난 아들에게 천천히 하라고 조언했다. 힘들게 고생하는데 또 다른 일 시켜서 컴퓨터 잡지 말고. GarageBand 업데이트를 끝마치고 나니 맥 미니도 쓸만한 성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iTunes와 사라지는 디스크 공간
컴퓨터를 건네받은지 몇 시간 정도 지났는데, 아들이 하드디스크 용량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엉? 어떻게 이렇게 빨리 디스크가 꽉 찰 수가 있지? 물론 120GB 밖에 안되긴 하지만, 세상에, 내가 컴퓨터 전해 줄 때 빈 공간만 75GB 였다.

알고보니 우리 아들은 자기 음악 10GB만 원한 게 아니라 내 음악 컬렉션 전체를 원했던 모양이다. 문제는 iTunes의 디폴트 세팅이었다. 컬렉션을 옮길 때 음악 전체를 하드에다 복사한 것이다:



내 컬렉션 -용량만 100 GB가 넘는- 이 통째로 하드디스크에 옮겨지면서 남은 공간을 모두 먹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타임 머신이 작동하면서 그 공간도 같이 채워져버렸다. 

내 음악은 모두 맥 프로에 저장되어 있고, 또 항상 켜져있는지라 굳이 음악 들으려고 파일을 카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세팅값을 바꾸고, 음악들을 지운 다음, 필요한 것들만 옮겨줬더니 모두 완벽하게 돌아갔다. 타임 머신도 전부 지우고 다시 시작해줬다. 그로부터 한 두시간 후, 모든 것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우리 아들은 GarageBand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아들은 우리 집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이자 실력있는 기타리스트이다. 나중에는 기타를 맥 미니에 연결해서 아들이 GarageBand로 직접 음악을 만들어보게끔 할 생각이다. 난 이런 분야로는 전혀 경험이 없으니, 혹시 좋은 방법을 아시는 분이 계시면 꼭 리플을 남겨주시기 바란다.

당연히 맥들에게는 개성이 있고, 난 우리 집 컴퓨터에 스타워즈 방식의 이름 붙히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방식에서 벗어나서, 우리 아들의 이름을 내 이름에서 따왔다는 사실이 반영되도록 선택했다. 

그래서 지은 맥 미니의 이름: Mini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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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보너스로 해든나라님께서 또하나를 번역해 주셨습니다..^^
전 얼마전에 아버님 컴퓨터를 그냥 윈도머신으로 하나 사드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뱅킹이라는 큰 벽이 있어서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어서빨리 웹 표준이 정착되어야 할텐데요..

하드코어 PC 광의 맥 사용기는 애플포럼의 해든나라님께서 번역해주신것을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