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iOS4를 통해 아이폰에서 멀티태스킹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무늬만 멀티태스킹이라는 논란이 있지만, 앱이 지원해준다면 유저들은 그럴듯한 멀티태스킹으로 느껴질만 하다.

처음 iOS4가 발표되고 멀티태스킹이 소개되었을때 애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이 통제하지 못할 상황은 만들지 않고 자신들이 허락한 상황에서만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게 만든 iOS4의 멀티태스킹은 애플의 통제 성향을 잘 드러나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iOS4가 정식으로 출시된지 수주일이 지난 지금 애플의 철학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애플의 제품에서 엿볼수 있는 철학이라면, 통제와 편리함이다. 얼핏 보면 전혀 상반되어 보이는 두가지 키워드를 하나의 기기에 담아내기 위해 애플은 많은 고민을 해왔다. 편리하기 위해서는 통제보다 자유로워야 할것 같지만 애플의 제품에서 일반인들은 애플의 통제 하에 있기 때문에 편리해진다.

맥OSX를 사용해보면, 윈도와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르다. 창을 닫아도 프로그램은 종료되지 않는다. 결국 프로그램이 메모리에 마구 올라가게 된다. 물리 메모리는 분명 한계가 있는데, 맥OSX는 메모리에 프로그램을 쌓아둔다. 그런데 신기한것은 윈도라면 메모리 부족으로 매우 답답할텐데, 맥OSX에서는 크게 불편하지 않다. 조금 느려지는것 같지만, 그다지 많이 느려지지는 않는다. 또한 다음번에 재실행할때 처음 실행보다는 빠르게 실행된다. 애플이 무슨 마술을 부린건지 난 알지 못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윈도보다 뛰어난 안전성까지 제공하는데에는 애플의 통제가 한 몫을 하는거라 생각한다.

아이폰도 마찬가지가 되는듯 하다. 현재 나의 아이폰을 확인해보니 멀티태스킹 목록이 20페이지하고 2개의 앱이 더 있다. 즉 82개의 앱이 멀티태스킹 목록에 들어있다. 내가 아이폰의 전원을 켠 후 82개의 앱을 사용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익히 알려진바와 같이 82개의 앱이 모두 메모리에 올라가 있지는 않다. 멀티태스킹(패스트 앱 스위치)을 지원하는 앱들도 다시 실행하면 처음부터 다시 실행되는것이 대부분이다. 애플은 실행한지 오래된 앱들은 하나씩 자동으로 메모리에서 내려버린다. 또한 앱을 실행중에 메모리가 부족하다면 실행된지 오래된 앱부터 자동으로 메모리에서 내려버린다. 후자의 경우 사용자가 약간은 느려지는 느낌을 받을수 있지만,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것 같다. 나의 경우 잠깐 응? 하다가 다시 편리하게 사용한다. 몇몇 유저분들이 메모리 정리 앱등을 찾으시는데, 나는 아직 그럴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멀티태스킹 사용에 불편함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어차피 여러개의 일을 동시에 사용하는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백그라운드에서 일을 할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애플은 백그라운드에서 처리해야 할 일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API를 통해 백그라운드 작업을 지원한다. 그리고 그정도면 아직까지는 충분하게 느껴진다.

이런 멀티태스킹은 분명히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멀티태스킹이다. 컴퓨터에서는 이런 세심한 멀티태스킹이 필요하지도 않고 실제로 사용되지도 않는다. 그만큼 애플은 스마트폰 플랫폼에 대해 고민하고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스마트폰이 갖는 하드웨어의 제약을 세심하게 디자인된 멀티태스킹을 통해 멋지게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iOS4가 출시된지 수주가 지났을 뿐이다. 아직 멀티태스킹에 대한 평가는 이를지 모른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에서 애플은 다시한번 그들의 철학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스마트폰 플랫폼을 통제함으로써 가장 유저에게 맞는 편리한 멀티태스킹 방법을 제시하였다. 애플의 매력은 이런데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