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늘 새벽 새로워진 갤럭시탭을 발표했다. 8.9인치와 10.1인치의 새로워진 갤럭시탭은 허니컴을 탑재하고 아이패드2보다 가볍고 얇게 만들어졌다. 거기에 가격까지 아이패드2와 같거나(10.1인치) 더 싸게 (8.9인치) 나왔다. 사양과 디자인, 그리고 가격을 보면 오오.. 삼성이 이번에 일하나 내는것 같다. 삼성이 간만에 애플의 뒤통수를 때린듯이 보인다. 게다가 그 가격이라니..

그런데, 몇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 한번 짚어보자.

1. 6월 8일, 그리고 초여름 출시라는데.. 시연때엔 제대로 동작하는 제품을 들고 나오지 못했다. 시연했던 제품은 더 두껍고 디자인도 달랐다. 아이패드2를 능가하는 두께와 무게를 자랑한 제품은 목업뿐인듯 하다. 즉 시연 가능한 제품이 아직 나오지 못한듯이 보인다. 그런데도 6월 8일과 초여름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디선가 공밀레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또한 조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내놓은 제품에 문제가 없을지 의문이다. 물론 삼성이 워낙 빠른 시간에 잘 뽑아내기는 하지만.. 2개월만에 가능할까.. 수많은 버그로 가득찬 제품을 내놓을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물론 나와봐야 알겠지만.. 예전에 휴대폰중 하나는 전자파때문에 코일로 감아버리고 출시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기억이 있어서 더 걱정이다.

2. 게다가.. 그 가격으로 이윤이 남을까.. 애플의 제품중 아이패드는 이익율이 제일 낮은 제품에 속한다. 애플은 자신들의 이익을 낮추면서도 499달러라는 낮은 가격에 아이패드를 내놓았다. 그런데 삼성이 가능할까?
애플이 그 가격을 맞출수 있는 것은 그 규모에 있다. 아이패드는 이미 1500만대가 넘게 팔렸고 아이패드2도 2천만대 이상 팔릴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로 팔릴것이 예상되기에 부품도 대규모, 생산라인도 대규모가 된다. 이는 생산 단가를 낮추고 결국 그로 인해 499달러라는 가격이 나왔다. 그런데 삼성의 갤럭시탭은 그런 규모가 될까? 하다못해 제품의 크기만 봐도 2종류인데? 갤럭시탭이 정말 많이 팔려서 1천만대가 팔린다고 해도 크기 차이로 인해 각각 5백만대씩 팔릴텐데 벌써 규모가 4배 차이가 나는데 정말 499달러라는 가격에 판매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아니면 삼성이 애플에게 치킨게임을 시작하자고 하는것인지..ㅡㅡ (애플의 현금 보유고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혹시 가격을 맞추기 위해 부품 공급 업체들을 쥐어 짠것은 아닌지..

사용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기가 싼 가격에 나오면 좋다. 현재 애플의 아이패드가 독주함으로써 견제할 세력이 없어지는것은 결코 사용자에게 좋은 상황이 아니다. 그런점에서 삼성의 새로운 갤럭시탭은 정말 환영할만 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 삼성이 바르지 못한 방법을 사용한다면 그건 안된다. 장기적으로는 선의의 경쟁자가 될수 있을지도 모르는 삼성이 제살 깎아먹기를 하는 것이고, 또한 수만은 하청 업체와 이공계 기술자들에게 문제를 떠넘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나의 걱정이 기우이길 바란다..

그런데.. 왠지 기우가 아닌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정말 걱정이다..ㅡㅡ 

P.S 게다가 이미 갤럭시탭 7인치를 구입한 사람은 또다시 팽당할것 같기도 하다. 과연 허니컴 업데이트는 시켜줄까? 내가 지켜본 어느 커뮤니티에서는 당연히 허니컴 업데이트는 안시켜줄거라 생각하고 터치위즈4.0만이라도 올려주길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년도 지나지 않은 기기의 업데이트를 기대조차 안하게 만드는 삼성이 정말 엄청난듯 하다.
 
9.7인치의 아이패드와 그에 대항하는 7인치의 갤럭시탭의 싸움이 요즘 최고의 이슈가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아이패드가 여전히 막강하지만 갤럭시탭도 꽤 선전하고 있고, 그에 따라 7인치 아이패드 루머와 10인치 갤럭시탭 루머도 계속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국내에서는 갤럭시탭이 아이패드를 이겼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어쨋든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잘 경쟁하고 있는듯 하다. 그런데, 갤럭시탭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기기가 있으니 바로 애플의 뉴튼이다.

애플의 뉴튼은 1990년대 애플을 애플답게 이끌어준 기기라고 생각한다. 애플은 혁신의 기업이라고 하지만, 1990년대 애플의 암흑기에는 그다지 혁신이라 부를만한 기기는 없었다. 하지만 뉴튼은 애플의 혁신을 갖고 있던 거의 유일한 1990년대의 기기였다. 뉴튼을 통해 애플은 PDA를 대중들에게 소개했고, 나름 성과도 거두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한 후에 결국 단종되기는 했지만 뉴튼은 애플의 정신을 이어준 기기였다.

초기 팜과 뉴튼의 크기 비교


그런데, 뉴튼은 그 크기나 무게가 사뭇 남달랐다. 그당시 모든 휴대용 기기들이 작아져가고 가벼워져갈때 뉴튼은 유독 어느정도 이상 사이즈를 유지했다. 바로 다이어리 사이즈였다. 처음 발표된 뉴튼의 크기와 무게를 보면,
높이 : 18.42cm, 넓이 : 11.43cm, 두께 : 1.91cm, 무게 : 0.41Kg
이와 비슷한 크기의 기기가 바로 갤럭시탭이다. 갤럭시탭의 크기와 무게를 보면,
높이 : 19.09cm, 넓이 : 12.05cm, 두께 : 1.20cm, 무게 : 0.38Kg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뉴튼의 크기와 무게에 비판을 가할때에도 애플은 저 크기와 무게를 더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오히려 저 사이즈와 무게가 진정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하는 크기라는 주장을 펼쳤다. 바로 삼성이 갤럭시탭의 크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언급한것과 똑같이 다이어리 사이즈라고 하면서 말이다.

뉴튼이 단종된지 10년이 지난 현재, 애플은 갤럭시탭의 크기가 별로라고 이야기한다. 아이패드와 아이폰의 조합에서 갤럭시탭의 크기는 어정쩡한 크기라는 이야기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좋게 생각하면 다되는 크기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크기일수도 있다. 하지만 10년 전에 애플은 저 크기가 가장 좋은 크기라고 주장해오지 않았던가..

10년전 주장대로라면 갤럭시탭의 크기는 최적의 크기이다.. 그래서 7인치 아이패드가 나올것 같다는 루머가 더 그럴듯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또한 갤럭시탭이 선전하고 있는 비밀인지도 모른다. 정말 7인치는 마법의 크기일지도 모른다. 한편 현재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처럼 그냥 잠깐 반짝했다가 사라질 운명일지도 모른다. 어쨋든.. 좀 더 지켜봐야겠다..